32개월 자폐스펙트럼, ABA 치료후기

32개월 자폐스펙트럼 ABA 5개월간의 치료 후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 힘든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네, 제목을 보시다시피 저희 첫째 아이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말하고 싶지도 않고 하기 힘든 이야기지만 저도 그러했듯이 해보지 못한 경험의 정보는 하나라도 소중하기 때문에 소소하더라도 다른 자폐스펙트럼 아이들의 부모님들께서 필요하실 것 같아 적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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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A를 하기 전 이야기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가 자폐성향이 있는 걸 알게 되면 센터는 다니시지만 주로 언어치료, 놀이치료, 감각통합치료 위주로만 많이 하시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저도 그랬습니다. 일단 뭘 해야 할지 막막하고 알려줄 사람도 없는데 조기개입이 좋다 하니깐 마음이 조급해져서 무슨 치료든지 일단 시작하게 되지요. 

 

저는 아이가 돌 쯤부터 이상함을 느끼고 애써 부정하다가 결국 19개월이 되어서야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처음 시작한 게 감각통합치료였지요. 그러다 센터에서 지역 바우처를 알려주시며 신청해보라 하셔서 혹시 몰라 신청했더니 운 좋게 바로 되어서 놀이치료도 같이 병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9개월부터 24개월까지 치료를 하다가 제가 둘째 출산 때문에 잠시 치료를 중단했습니다. 감통 치료를 하고서는 확실히 좋아지는 게 느껴지기도 했었는데 치료를 중단하니 바로 또 문제행동이 나오더라고요. 둘째 출산이 아이에게 영향을 줬던 건 아닐까란 생각도 들긴 해요. 

 

어쨌거나 다시 치료를 해야겠다 생각한 뒤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가까운 동네에 실비처리가 되는 센터를 찾게 되었어요. 실비를 무조건 다 받을 수 있는 건 아니고 각 보험사마다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더라고요. 다행히 저희는 해당되는 보험이라서 바로 등록하고 이곳에서 언어치료와 감통 치료를 주 1회씩 현재까지 다니고 있어요. 

 

 

어린이집 수업에 참여중인 모습

ABA를 하게 된 계기

첫째가 치료를 시작하기 전부터 발달이 느린 카페에 둘러보면 ABA치료를 추천하시는 글들이 많이 보였어요. 저희는 아직 병원에서 진단받지는 않았지만 대학병원에서 아이가 자폐스펙트럼이라 진단을 받게 되면 ABA를 추천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당시만 해도 ABA에 대해 무지했던 저는 다녔던 센터 선생님에게 먼저 물어봤습니다. "ABA와 병행하면 어떨까요?" 물었더니 떨떠름해하시더라고요. 하지 말라고는 직접적으로 말씀하지 않으셨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하신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저희 아이를 굉장히 잘 다루시고 아이가 좋아짐을 느끼게 해 준 선생님이셨기에, 저도 ABA는 아닌가 보다 하고 단순하게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 후 둘째를 낳고 치료를 알아보던 중 또다시 ABA가 눈에 들어와 카페에서 정보들을 찾다 보니 일반적인 치료 선생님들은 ABA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뒤늦게 치료를 시작한 부모님들도 많다는 것을요. 

 

제가 그중에 하나였구나 싶어 부랴부랴 ABA센터를 알아보니 전에 다녔던 센터의 원장님께서 ABA를 하신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전화드렸을 때는 40명이 넘는 아이들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개별수업이기 때문에 앞에 친구가 수업을 그만두지 않으면 언제 들어갈지도 모르는데 그 인원이 40명이라니.. 좌절했지만 그래도 대기는 걸어두고 다른 센터를 알아봐야 했습니다. 아이의 시간은 계속 흐르니까요. 

 

그러다 다른 지역까지 알아보게 되었고 그나마 잘 알려지지 않은 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고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도 바로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대기가 있었지만 그나마 차례가 빨리 돌아왔어요.

 

집에서 조금 멀어도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일단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치료가 좋아도 가르치시는 선생님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제가 느끼기엔 선생님께서 무척 좋으신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어요. 

 

 

ABA 치료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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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 수업엔 아이가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단호하게 하시니 눈치 하나는 빠른 저희 아이가 바로 바뀌기 시작하더라고요. 착석이라고는 전혀 안 되는 아이였는데, 한 달 정도 지나니 수업 내내 책상에 꼭 붙어 수업하는 모습을 보고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치료 전에는 타협이라는게 되지 않아서 길에 누워있던 적이 많았습니다. 무슨 말을 해도 악을 쓰고 고집불통이던 아이. 

 

그렇게 4월부터 치료를 시작해서 5개월 정도 치료를 받았습니다. 겨우 주 2회만 다닐 뿐이지만 아이는 무발화에서 현재는 어느 정도 언어 모방이 가능하게 되었어요. 아직 자발어는 "줘", "안아" 밖에 없긴 해도 인지 부분도 많이 올라왔고요. 제가 제일 크게 느끼는 건 수용 언어가 많이 좋아진 느낌이 들어요. 

 

 

예전엔 정말 벽에 대고 이야기 하는 것처럼 답답할 때가 많았거든요. 그 때문에 제가 병이 생길 지경이었는데, 지금은 제가 무슨 말을 했을 때 알아듣고 행동하는 것만으로도 한결 낫습니다.

 

사물이나 과일의 이름도 많이 알고요. 물론 아직 정상발달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지만 5개월 만에 이만큼 성장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네요. 

 

금전적인 여유가 생기면 수업을 더 늘리려고 합니다.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주 2회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아이가 자폐성향이 있다면 ABA를 추천하고 싶어요. 물론 일반치료와 달라 실비나 바우처 지원이 되지 않아 금전적으로 많이 부담은 되실 거예요.

 

그래도 아이의 지나가는 시간을 사는 거라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감각적으로 예민하거나 혹은 너무 둔감하거나 하면 감각통합치료도 꼭 같이 병행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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