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허니맨션입니다.
저희 아들 주니가 이제 돌이 지난 지 곧 한 달이 되어갑니다. 이제껏 저 편하자는 이유로 밥을 계속 떠먹여 줬었는데, 다른 엄마들의 육아법을 보니 자기 주도식이라는 아이가 스스로 먹게 하는 식사법을 많이들 하고 계시더라고요. '이제 돌인데 스스로 먹는다고?' 처음엔 꽤 충격을 받았습니다. 근데 찾아보니 돌도 빠른 건 아니더라고요. 이미 9개월~10개월부터 시작하는 엄마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걸 알고 난 후, '내가 너무 무지했었구나'라고 느끼는 동시에 과연 우리 주니가 할 수 있을지 조바심도 나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먹는 모습을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아인데..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늦는 걸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건 저의 착각. 이때쯤이면 자기 혼자 할 수 없다는 편견에 갇혀서 이미 준비되어있는 아이의 모습을 제가 보지 못한 거였죠.
국수를 삶아서 처음으로 그릇에 덜어 혼자 먹으라고 줘봤습니다. 포크도 같이 쥐어줬는데, 처음엔 포크로 먹으려고 흉내를 내더라고요. 그렇지만 아직은 역시 힘겨운 포크질 대신 빠르고 편한 손으로 집어먹기 바쁜 주니. 하지만 그 모습만 봐도 저는 얼마나 기특했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잘하는 앤 데 내가 너무 몰라준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어요.
국수 먹는 모습을 보고 아 우리 아이도 준비가 되었구나를 깨닫고, 바로 다음 식사부터 스스로 먹을 수 있게끔 준비를 해주었어요. 주니는 아직 시판 이유식을 먹고 있는데 유아식 전 단계라 밥이 많이 질어요. 그러다 보니 자꾸 뭉개져서 준비하는데도 조금 번거롭더라고요.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자기 주도식을 시작할 때는 유아식으로 바꾼 뒤 해주는 게 엄마도 아이도 편하다고 해요. 저는 마음만 급했네요. ^^
아직은 스푼 쓰는게 불편해 보여 손으로라도 먹으라고 저는 이유식을 동글동글하게 뭉쳐주었어요. 역시나 처음엔 스푼으로 시도는 하지만 결국엔 손! 그래도 잘 먹어주니 예쁘죠. 손으로 먹다가도 중간중간 스푼으로 먹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참 기특하네요. 뭐든 예쁘게만 보이는 엄마 마음 인가 봐요. ㅎㅎㅎ 여기까진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처참한 상황이 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이 부분 때문에 직접 먹이는 게 아닌가 싶네요. 아직 스푼 사용과 흘리는 개념이 없다 보니 이렇게 난장판이 되지요. 저는 급하게 시도하다 보니 턱받이도 까먹는 바람에 옷도 난리 났고요. 아기의자며 바닥이며 온전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오늘은 저녁시간이라 밥 먹고 목욕이라도 했는데 아침과 점심때는 매번 씻길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하나 잠시 고민이 되었습니다. 선택을 해야겠지요?
*<12개월 아기의 기준으로 적은 장단점입니다.>
자기 주도식 장점
1. 아기의 식사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2. 아기가 밥 먹는 동안 엄마도 같이 식사할 수 있다.
3. 아기와 대화하며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다.
자기 주도식 단점
1. 치우는 게 힘들다.
2. 식사시간이 길어진다.
개인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저는 이 정도의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은 남들 따라 급하게 할 필요 없다는 것. 모든 육아가 그렇듯이 아이들 마다 자기만의 성장 속도가 있습니다. 저 아이는 하고 우리 아이는 못한다고 해서 조바심 낼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저 역시 그런 조바심에 오늘 같은 일이 생겼지만 생각보다 우리 아이들은 잘 해내고 있다는 것과, 뭐든 때가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속도는 엄마가 제일 잘 알겠지요.
아무튼 육아는 할수록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정답이 없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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