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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보

48개월 자폐스펙트럼 아이 발달 기록

by 데이지 Daisy 2022. 12. 9.

벌써 48개월이 된 우리 첫째. 이제 개월 수로 말하기가 어색한 나이. 마냥 아기 같더니 이제 제법 형아 같은 모습이다. 멈춰있는 듯 하지만 분명히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아이가 대견스럽다. 저번 주 4번째 생일을 맞이한 주니의 발달상황을 기록해보자.

4돌 생일 파티 사진
4돌 생일 파티

목차

    48개월 발달 기록

    현재 교육 및 치료 상황

    - 병설유치원 특수반(통합반)

    - ABA치료 주 2회

    - 감각통합치료 주 1회

    - 특수체육 주 1회

     

    언어치료는 올해 중반까지 하다가 중단하였는데 이유는 기존에 하셨던 선생님이 그만 두시면서 새로 오신 선생님의 치료 스타일이 아이와 잘 맞지 않는다는 게 제일 컸고, 두 번째로는 ABA에서 하는 언어 수업이 더 효과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어치료를 추가해야하나 생각도 했지만 지금껏 치료를 다녀보니 수업을 많이 한다고 아이가 확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아이 컨디션, 내 컨디션을 적절히 조율하여 수업을 다니는 것이 훨씬 받아들이기 좋다. 아이가 컨디션이 안 좋으면 수업은 들으나 마나고, 반대로 내가 컨디션이 안 좋으면 분명히 어떤 식으로는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이 간다. 

     

    대신 비어있던 언어치료 시간에는 감각통합 선생님의 권유로 특수체육치료를 시작했다. 아이가 이제 어느정도 지시 수행이 가능해지고 인지가 올라왔기 때문에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다만 선생님께서는 사회성에 도움이 될 그룹 체육을 하시길 원했는데 아직 자리가 나지 않아 대기만 걸어놓고 1:1 수업으로 먼저 시작했다.

     

    표현 언어

    - 아는 단어 자발적으로 표현 가능 (최대 4음절)

    - 발음 부정확. 엄마만 알아들을 수 있음

    - 들은 대로 발음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편한 발음으로 고집하는 경향.

    - 자주 요구하는 행동은 '~줘'를 붙여서 표현 가능 (물 줘, 빵 줘, 귀파줘, 안아줘 등)

    - 무언가 달라고 가리킬 때, 포인팅만 하다가 현재는 '이거'라는 말을 같이 함

    - 어디로 갈까? 물으면 손으로 가리키며 '이쪽'이라고 함

    - 반향어 나옴. 대체로 끝음이 올라가는 질문 형식일 때, 질문 그대로 따라 하고, 질문이 길 경우엔 끝에만 따라 함

    - 자기가 원하는 질문을 하면  '에(네)'라고 대답 (물 줄까? 초콜릿 줄까? 밖에 나갈까? 등)

    - 하고 싶지 않은 행동은 '싫어'라고 정확하게 함 (양치하자, 목욕하자, 옷 입자 등)

    - 아는 노래를 가끔 흥얼거리며 부르기. 노래를 알아듣고 같이 불러주면 굉장히 좋아함

     

    2음절에서 전혀 발전할 것 같지 않더니 최근 들어서야 두 단어 연결이 되기 시작했다. ㅇㅇ줘, ㅇㅇ입어 등의 대체로 요구 형태의 아주 짧은 문장이다. 특히 '안아줘'라는 말은 하루에 수십 번씩 한다. '안아줘'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니 어느 순간 '줘'를 제법 단어에 붙여서 사용할 줄 알게 되었다. '줘'라는 말이 '주세요'와 같다는 걸 아는 것 같다. 

     

    요구하는 말 이외에는 자발어가 거의 없는 편이지만 간혹 토끼 인형을 보며 '토끼야'라고 부른다던가 아는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에 비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요즘은 이름을 부를 때 반드시 '네'라는 대답을 할 수 있도록 계속 유도하고 있지만 반응 자체가 없으니 쉽지 않다. 

     

    대체로 발음이 매우 좋지 않은데 비해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의 단어는 발음은 제법 정확하지만 어떤 것은 본인이 멋대로 정한 발음으로 나에게 요청하기도 하는데 알아들을 수 없어 서로 답답할 때가 많다. 

    아이의 유치원 생활 모습
    유치원 활동 모습. 최근 학예회도 제법 잘했다.

     

    수용 언어와 인지

    - 같은 그림 매칭 하기

    - 종류별 구분하기 (종류마다 컨디션 다름)

    - 그림 보고 똑같이 블록 쌓기

    - 같은 색 찾기

    - 단어 200개, 동사, 형용사 50개 이상 

    - 놀이 수준은 정상발달 또래와 비슷함(담임선생님 피드백)

    - 사람 얼굴 그리기

    - 1부터 10까지 세기

    - 선 맞춰서 색칠하기

     

    일단 학습적인 면만 적어보았는데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인지도 세 돌이 지나면서 제일 크게 올라왔다고 느꼈다. 개월 수가 올라오기도 하고 ABA치료와 유치원의 생활이 맞물려서 더 큰 시너지를 낸 것 같다. 유치원에서 하는 많은 체험들은 (전통놀이, 체육, 시장놀이, 재난 대피훈련 등등)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아이의 강점은 모방이 잘 된다는 점. 느린 아이들에게는 모방이라는 게 꽤나 중요한 요소인데 모든 발달은 모방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결국 모방한다는 것은 '본다는 것'이고 시각 수행능력과 연결되는 부분인데, 이 부분이 인지를 올리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특수체육 수업시간 모습
    특수체육 수업시간

     

    대근육 / 소근육

    - 한 발로 3초 서있기

    - 킥보드 타기

    - 공 2미터 이상 던지기

    - 아무것도 안 잡고 계단 오르내리기

    - 굴러가는 공 발로 잡기

    - 2미터 거리에서 공을 던지면 두 손으로 잡기

    - 공을 바닥에 한번 튕기기

     

    올해 초쯤인가 근육 쪽은 또래에 비해 별로 느리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발달 테스트를 해보니 정상 범주를 한참 벗어나 있는 것을 보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난다. 걷고 뛰는 것만 잘한다고 끝이 아니었다. 부랴부랴 집에서 공 주고받기 연습도 많이 하고, 킥보드도 엄청 타러 다녔다. 

     

    그리고 특수체육 치료를 시작하면서 도움을 받은 것도 있고, 소근육은 유치원에서 열심히 채워주신 덕분에 대근육/소근육 모두 다 지금은 또래보다 약간 부족한 수준으로 나온다.  

     

    미용이 가능해진 자폐스펙트럼 아이
    이제는 미용도 혼자서

    감각추구 / 상동 행동

    - 발 끌면서 걷기 

    - 코딱지 먹기

    - 특별한 물건 들고 다니기

    - 강박

    - 거울보기

    - 울음소리 예민

    - 수월해진 미용

     

    작년과 비슷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생겼다. 발 끌기 같은 경우는 현재 더 심해져서 걸을 때도 주의를 주지 않으면 발을 끌다가 넘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고 특히 모래놀이터에서 발로 모래를 차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신발을 신고 있으면 감각이 덜 와서 그런지 여름에는 거의 맨발로 놀았다.   

     

    코딱지 먹는 행동은 너무 소거하고 싶은데 거의 기계처럼 코를 판 후 손이 입으로 간다. 그래도 지금은 주의를 주면 먹지 않고 엄마한테 주는(?) 모습도 보인다. 아주 가끔 졸리거나 각성이 올라오면 거울이나 창으로 자기의 움직이는 모습을 보지만 이 부분은 이제 거의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많이 줄었다. 

     

    잡다한 물건들을 손에 쥐고 다닌다. 내 컨실러, 립스틱부터 둘째 머리핀, 반지 케이스 등 한번 꽂히면 어디 갈 때마다 손에 들고 다닌다. 어쩔 땐 3-4가지나 되는데 이런 걸 들고 다니는 모습은 보기 불편하지만 이것은 아이가 나름의 불안을 낮추는 행동이라서 굳이 뺏거나 못하게 하진 않고 유치원 갈 때만 놓고 갈 수 있게 한다. 

     

    강박적인 행동은 더 어릴 때부터 보였다. 피규어를 모두 같은 방향으로 세워놓는다거나 줄 세우기도 여전히 즐겨하는 편이지만 그 전에는 다른 사람이 방해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면 현재는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다.

     

    요즘은 놀이 부분 말고도 일상생활에서도 강박적인 면이 가끔 보이는데 무언가 했을 때 흐트러지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고, 정리하기로 마음먹은 건 다른 사람이 쓰고 있어도 정리해 버린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강박이라 그냥 아이의 성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도 어렸을 때 결벽증이 정말 심해서 엄마가 많이 힘드셨다고 한다.

     

    예전엔 핸드드라이어 때문에 공중 화장실을 사용하기 어려운 적도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류의 청각적 예민함은 많이 둔해졌지만 아직도 울음소리에 대한 공포가 심한 편이다. 둘째의 영향이 큰 것 같고, 같은 반 친구가 잠투정 때문에 울기 시작하면 못 견뎌해서 분노 발작 증상이 보인다.  

     

    일반반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

    사회성 / 자조

    - 유치원에 다니면서 그룹 활동 참여 가능

    - 여럿이서 하는 단체놀이에 흥미가 있음

    - 관심사를 공유하려는 모습이 보임

    - 단순한 신발 스스로 신기 가능

    - 외출 후 혼자서 손 씻기

    - 소변 스스로 가능, 대변은 뒤처리 도움 필요하지만 스스로 해보려는 모습 보임

    - 단순한 실내복, 양말 등은 스스로 입고 신을 수 있음

    - 스스로 밥 먹기

     

    사회성은 늘었기보다는 단체생활을 하면서 질서를 익혀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가 친구들에게는 자발적으로 다가가진 않지만 친구들이 와도 거부하지 않고 같이 노는 모습을 보인다. 통합반 친구들이 우리 아이를 귀여워해서 놀이에 자주 참여시킨다고 한다. 

     

    아이의 큰 변화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모습이다. 처음 시작은 블록으로 집을 만들어 나에게 '집'이라고 말해주는 일이었다. 그때 진심으로 감격해서 반응을 크게 해줬는데 아이도 기뻤는지 그 뒤로 블럭으로 뭐만 만들면 전부 '집'이라고 한동안 그랬다. 

     

    유치원 입학 전 기저귀 떼기를 목표로 삼았었는데 다행히 아이가 예민한 탓에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현재는 약간의 도움을 받아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소변은 스스로 볼 수 있고, 대변은 뒤처리가 아직 깔끔하지 않기 때문에 도와줘야 한다. 물 내려가는 소리를 조금 무서워해서 항상 함께 가고 싶어 한다.  

     

    어린이집과 다르게 유치원은 아이를 도와주지 않는다.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아주 작은 도움만 주시고 웬만하면 스스로 할 수 있게 기다려주신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도 생활자 조가 많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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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외 

    여기까지만 보면 아이가 그래도 많이 성장했다고 느껴지지만 여전히 걱정은 많다. 쉽게 트이지 않는 언어, 내년이면 6세라는 심리적인 압박. 5세와 6세는 참 느낌이 많이 다른 것 같다. 또 요즘은 아이가 충동성이 심해져서 ADHD도 있는 게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는 감정 기복과 공격적인 모습.

     

    아이의 좋은 점만 생각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부정적인 점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 상태로 몸만 커져서 더 이상 내가 통제할 수 없을까 봐 그게 가장 겁이 난다. 그럴 때일수록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막상 상황이 닥치면 머릿속이 하얘져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아이 ABA 선생님께서 이런 아이들의 양육문제라던지 훈육 같은 부분에 대해 많은 피드백을 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여러 번 질문해도 항상 잘 알려주셔서 늘 감사한 분이시다. 운이 좋게 정말 좋으신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게 아이와 나에게 큰 복인 것 같다.

     

    거북이 아이들의 발달 그래프는 곡선형이 아닌 하나씩 올라가는 계단형이라고 한다. 올라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조급함을 버리고 그저 올라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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