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과 지적장애를 동반한 우리 7살 첫째의 발달상황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매년 기록을 남기려고 노력했는데 이번에는 텀이 좀 길어졌네요.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이기도 하고 요즘 달라진 모습들이 보여서 기록을 해야겠다 싶더라고요.
아이의 이전 발달상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링크를 참고해주세요.
35개월 자폐스펙트럼 발달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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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를 동반한 자폐스펙트럼
간단한 현재 상황을 말씀드리자면 첫째는 현재 7살이고 병설유치원 특수반에 다니고 있습니다. 6살무렵 연세세브란스 병원에서 지적장애 3급을 진단받았습니다. 3급이면 양호한 수준 아니냐 하실 수도 있을텐데 검사당시 아이가 어리고 말을 못하다보니 부모의 평가가 많이 개입이 되었는데 그래서 검사점수가 높게 나온 것 같아요.
담당 선생님들마다 자폐를 판단하시는 기준이 다 다른데 저희 담당 선생님은 자폐를 좁게 보시는 편 같았습니다. 첫 진료에서 아이와 잠깐 소통해보시고는 바로 얘는 자폐 아니라고 단정지으시더라고요. 낯선사람과의 눈맞춤, 관심, 장난기 정도만 보시고 자폐일리가 없다고 말씀하신게 기억납니다.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 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저는 우리 아이가 자폐가 맞다고 생각해요. CARS 검사에서도 겨우 5점이 모자라 진단받지 못했습니다. 자폐기준 점수가 30점인데 25점. 정상발달 아이들 같은 경우는 10점 초반대를 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중증 아이들에 비해 약할 뿐이지 자폐적 성향이 있는 것은 분명 맞습니다.
글을 읽다보면 제가 아이를 자폐로 몰아간다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의사가 아니라는데 부모가 왜저러냐 생각하시겠지만 저도 한때는 아이가 제발 자폐가 아니길 매일 울면서 기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정상발달에서 점점 멀어져가는게 보일때 현실적으로 사회적 울타리를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장애진단을 받으실 거면 마음 약해지지 마시고 초반에 제대로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언어발달
현재 언어치료는 주1회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대화는 되지 않지만 자기 의사표현은 제법 늘었습니다. 눈치가 늘고 아는 단어가 늘어가면서 제가 아이가 열이 나나 싶어 이마에 손을 얹으면 "병원 싫어" "병원 안가" 이런 말을 합니다. 너무 기특해요.
이런 식으로 두 단어 위주의 문장은 여전하지만 아는 단어가 많아지고 스스로 자발적 표현을 하려는 모습이 작년과 다른 모습인 것 같습니다. 대신 반향어도 그만큼 늘었어요. 그래도 둘째가 말 잘하는 거랑은 또 다른 기쁨이 있습니다.
언어치료는 기존 놀이와 병행하는 방식에서 우연한 계기로 PECS(그림교환의사소통체계)로 변경했는데 아이와 꽤 잘맞아서 만족하는 중 입니다. 아이가 카드로 소통을 하게끔 하려는 것 보다는 문장을 확장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PECS를 하며 아이가 동사가 약해서 문장이 확장되지 않는 걸 알게됐고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집에서도 동사위주로의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청지각이 약하다보니 다른 사람이 말할 때 명사위주로만 듣고 눈치로 행동 하는 것 같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더라고요.
또 다른 문제는 역시 조음인데 발음을 하나씩 들려주면 다 맞게 따라할 수 있지만 말을 할때는 자기가 해오던 패턴대로 하는 부분이 있어서 조음교정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언어치료를 하며 새롭게 안 사실인데 구역반사가 심한아이들이 조음이 잘 교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희 아이 역시 심한편이고요.
인지발달
그림그리기, 만들기
이 부분을 인지로 엮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림 그리는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모든 발달이 천천히 올라오더니 그림 그리기나, 클레이 만들기 같은건 깜짝 놀랄만큼 껑충 뛰었어요. 작년에 동그라미에 눈, 코 그린 것만 봤을때도 감동했는데 이제는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걸 마음껏 그려낼 수 있습니다.
3살 터울 동생이 모든 발달을 뛰어넘었지만 이 예술(?)영역 만큼은 넘지 못하고 있을만큼 계속 발전하고 있는 부분이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하나라도 잘하는 분야를 알게되어서 기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말을 못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은데 그림을 보면 아이의 마음 속을 조금 들여다 볼 수 있는 거 같아서 저도 많은 위안을 받기도 해요.
글자
요즘 자기 이름에 관심이 생겼는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그림 그릴 때 꼭 이름을 남기고는 해요. 아직 대각선 긋기를 어려워해서 이름에 들어가는 'ㅈ' 을 쓰지 못해요. 성 말고는 멋대로 씁니다. 그 외에 글자는 하나도 모릅니다. 숫자도 마찬가지. 그림 그릴때는 못그리는 게 없는데 대각선은 어려워하는 부분도 신기하고요.
모방
또래를 모방하고 행동하려는 모습이 많이 늘었습니다. 자기 방식으로만 놀던 아이였는데 동생이 하는 놀이를 관찰하고 말을 똑같이 따라하기도 해요. 유치원에서도 좋아하는 친구가 생기고 감통치료실에서도 주변의 친구들을 관찰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합니다.
사회성
동생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사회성도 늘었지만 반대로 공격성도 같이 늘었습니다. 자기에게 만만한 상대, 그렇지 않은 상대를 구분하고 다르게 행동하는데 요즘 이 부분이 가장 저를 힘들게 합니다. 상대적으로 만만한 가족을에게는 뜻대로 되지 않으면 물건을 죄다 엎어버리고 꼬집고 머리뜯고 악을 지르며 울어댑니다.
일관되지 않은 저의 훈육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여러 특수교육 선생님들께 조언을 받아 이런 행동이 더 커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상태로 아이가 더 커버린다면 저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겪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각성하고 있답니다.
특히 공격적인 부분은 사회에 나가서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추후 약물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느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선배 엄마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사회에 나가려면 말을 잘 하고 인지가 높은 것 보다 순한게(공격적이지 않은) 더 중요하다고 하셨기에 많이 걱정이 돼요.
함께보면 좋은글
자폐스펙트럼 의심증상/ 36개월 이전 이런 행동을 보인다면..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여러가지 걱정도 되고 파악도 할겸 기록을 적어보았는데 크게 변화된 부분만 적어야지 했는데도 쓰다보니 길이 글어졌습니다. 발달기록은 저희 아이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저희 아이와 비슷한 아이들의 길잡이가 되어드리기 위해 기록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또 변화되는 내용이 있으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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